채식이나 해볼까

인터넷 서핑을 하던 백정이(가명)는
우연히 ‘채식’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됐어요.

최근 몇 년간 채식이
환경도 살리고, 건강도 지키는 개념 있는 행동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고기 없이 못 사는 백정이
기사를 읽으면서도 별 생각이 없었지만,
다음 문장이 눈에 꽂혔어요.

‘특히 여자들은 채식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음 주말에 썸녀와 만나기로 한 백정이는
이거다 싶었죠.

과연 그럴까요?

 

의외의 결과

파도바 대학의 수잔나 티메오 교수는
음식 취향으로 이성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티메오 교수는
실험에 참가한 성인 여자 80명에게
남자들의 프로필을 보여주고
매력 점수를 매기게 했어요.

참가자들은 프로필을 통해
나이, 키, 몸무게, 취미 등 기본적인 정보와 함께
그 남자의 ‘음식 취향’을 알 수 있었어요.

프로필 중 절반에는 ‘고기를 좋아한다’는 정보가,
나머지 절반에는 ‘채식주의자’라는 정보가
적혀 있었거든요.

사진도 없는 상황에서
참가자들은 어떤 사람에게 매력을 느꼈을까요?

결과는 놀라웠어요.

참가자들은 채식하는 남자들보다
고기를 즐겨먹는 남자에게
더 매력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심지어 채식을 좋아하는 여성들 역시
고기를 좋아하는 남자가
더 매력적이라고 답했어요.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채식 좋은 거 누가 몰라

일단 채식하는 사람 자체가 너무 적어요.

‘채식이 좋은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아도
실제 채식 인구는 2%에 불과하거든요.

실험에 참가한 여자들 역시
고기를 먹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았어요.

고기를 즐겨먹는 사람 입장에서
애인이 채식을 한다?

반가울 리 없겠죠.
만날 때마다 고기는 먹지도 못하고
채식 레스토랑을 찾아다녀야 하니까요.

그리고 한 연구에 따르면,
자신과 상대방의 음식 취향이 비슷할 때
더 호감을 느낀다고 해요.
(Humbad, 2010)

공통점이 많은 사람에게 더 끌리는 현상은
밥 먹을 때도 예외가 아니었던 거예요.

 

고기 잘 먹는 멋진 오빠

티메오 교수는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고기 먹는 남자에게 느끼는 매력이
‘남성성(Masculinity)’과 관련 있다는 것!

실제로 실험에 참가한 여자들은
고기를 좋아하는 남자일수록
더 남성적으로 느껴진다고 답했어요.

아니, 고기가 남성성이랑 무슨 상관이길래?

티메오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해요.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키 크고 어깨 넓은 남자에게 매력을 느껴요.
듬직한 체격과 탄탄한 근육은
‘남성성’을 드러내는 특징이죠.”

“그런데 고기를 먹지 않고는
큰 체격과 강한 힘을 가지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여자들은 자연스럽게 고기 먹는 남자가
더 남성적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관계의 보약

맘에 드는 이성을 만날 때,
보통 어떤 음식을 먹는지는
주요 관심사가 아니에요.

데이트 장소를 고를 때도
음식 자체보다는
식당의 분위기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죠.

하지만 티메오 교수의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
같이 무엇을 먹느냐가
호감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해요. 

비슷한 음식 취향은
관계가 시작될 때는 물론,
오랜 기간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참고: '두 사람의 입맛이 같으면 더 오래 만난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잘 먹은 밥 한 끼가
관계를 튼튼하게 하는 보약이 될 수도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내일 저녁은 삼겹살 콜?